40년 된 기술이 풀어놓은 것
용접 자동화가 이미 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묻는 분들이 있습니다. 절반은 맞습니다. 수직 필렛 용접, 그러니까 면과 면이 만나는 모서리를 따라가는 용접은 룰베이스로 풀립니다. 두 평면이 만나는 교선은 기하학적으로 정의되니, 아크 센싱이든 터치 센싱이든 찍어 보면 선이 나옵니다. 시간이 걸릴 뿐 어렵지 않고, 그래서 조선소에는 이미 이런 로봇들이 다닙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평면 두 장을 맞대어 붙이는 맞대기 용접이 되는 순간 룰베이스는 어디를 찍어야 하는지 모릅니다. 교선이 없거든요. 부재마다 형상이 다르고 갭과 단차가 매번 다릅니다. 사람은 눈으로 보고 여기부터 저기까지를 판단하지만 룰은 그 판단을 못 합니다. 저희는 시중의 용접 카메라들을 중국산까지 포함해 사다가 전부 테스트해 봤습니다. 비정형 구간을 자동화하는 물건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조선소에서 증명한 것
그래서 HD현대삼호와의 실증이 시작될 때 함께 들어간 컨소시엄에서도 의심의 눈초리가 많았습니다. 이건 안 될 것 같다는 말이었습니다. 앞서 다른 업체가 시도하려다 못 하겠다고 물러난 과제이기도 했습니다.
결과부터 말하면 됐습니다. 노이즈가 잔뜩 낀 센서 데이터로부터 용접 시작점과 끝점을 키포인트로 추론하고, 그 좌표를 받은 로봇이 티칭 없이 이동해 용접합니다. 비정형 평면 맞대기 용접의 현장 자동화를 완수했습니다. 저희가 아는 한 국내 첫 사례입니다.
왜 남들은 안 됐을까: 인식과 실행을 쪼갠 죄
이 시장의 오래된 함정이 있습니다. 비전 업체는 우리는 정확히 인식했다고 하고, 로봇 업체는 우리 로봇은 반복정밀도가 좋다고 합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안 돌아갑니다. 센서와 CAD, 로봇과 툴의 좌표계가 조금씩 어긋나고 그 오차가 누적되면 결국 사람이 다시 티칭하게 되거든요. 그러면 서로 말합니다. 너희가 좌표를 잘못 줬다, 너희 정확도가 안 맞는 거다.
책임을 쪼갤 수 없으니 품질을 보증할 수 있고,
품질을 보증할 수 있으니 결과물로 계약할 수 있습니다.
리옵스가 인식부터 제어까지 풀스택을 직접 붙인 이유가 이것입니다. 비전 센서가 인식한 좌표를 로봇이 받아 목적지까지 움직여 용접하는 전체 시퀀스에서 누적 오차를 1mm 이내로 통제합니다.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이 분야의 통념은 비싼 센서 없이는 안 된다는 것이었고, 실제로 경쟁 솔루션들은 수천만 원대 센서를 씁니다. 저희는 반대로 갔습니다. 공간지능 모델이 노이즈를 이겨 내면 센서는 저렴해도 됩니다. 지금 리옵스의 용접 인식은 수십만 원대 센서로 돌아갑니다. 하드웨어 스펙이 아니라 소프트웨어가 정밀도를 만드는 구조이고, 이것이 비용 구조를 완전히 바꿉니다.
남은 시장은 사람만 하던 구간입니다
조선 소조립 라인에서 취부와 용접은 투입 인력의 75%, 작업 시수의 약 77%를 차지합니다. 정형 구간이 이미 자동화됐는데도 그렇습니다. 남은 것이 전부 비정형이기 때문입니다. 위보기 용접, 끝단 처리, 곡선 부재. 기존 용접로봇과 자동화 설비가 모두 멈추고 사람만 하던 작업들이고, 중조립과 대조립으로 갈수록 이 구간은 오히려 늘어납니다.
이 구간의 경쟁자는 다른 자동화 업체가 아닙니다.
구할 수 없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로봇을 팔지 않기로 했습니다
기술이 이 구간을 넘었다면 파는 방식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설비를 팔고 철수하는 대신, 조선소가 수십 년간 노동력을 사 온 방식 그대로 완성된 물량 기준으로 용접된 결과물 자체를 파는 것입니다. 저희는 이 모델을 로봇 용접반이라고 부릅니다. 성과가 없으면 지불도 없는 구조라서, 비정형에서 실제로 돌아가는 기술을 가진 쪽만 걸 수 있는 베팅이기도 합니다.
인용 통계: 고용노동부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2024 상반기), 고용노동부 조선업 하도급 실태조사(2024), 서울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우종훈 교수 공수 자료. 현장 이미지는 리옵스 실제 실증 자료입니다. 본 글은 리옵스의 기술과 시장 관점을 담은 글이며 특정 고객사와의 계약 조건을 다루지 않습니다.